|
|
코피에 관한 이야기
이번에는 코피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원래 질환에 대한 설명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 했지만, 워낙 물어보시는 분이 많아 좀 설명을 할까 합니다. 코피를 많이들 무서워하시거나 걱정들을 하십니다. 무슨 큰 병이 아닌지, 그냥 놔두어도 되는 것인지, 코피가 나올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들이 지요. 그래서 진료 중 제가 “아이가 코피가 좀 자주 나게 생겼네요…코피가 자주 안 나오나요?” 라고 물어보면 기다렸다는 듯이 "예... 얘는 맨날 코피에요!!" 그리고는 더 많은 질문을 하십니다…. 1. 원인 코피는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코에서 나오는 피이지요. 그럼 왜 나올까… 또 단순하게 이해하면 코 속에 있는 혈관이 터졌으니 거기에서 피가 새어 나와 밖으로 나오는 것이지요. 그럼, 그럼 왜 혈관이 터지는 것일까요? 또다시 단순하게 이해하면 혈관 벽을 파괴하는 외상(상처), 염증, 종양 등이 원인이 되거나 그렇게 만드는 순환장애, 혈관질환이나 혈액질환 등이 원인이겠지요. 사실 자세하게 따지고 보면 코피의 원인이 되는 것은 대단히 많습니다만,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소아는 외상(상처 즉, 코를 파거나 세게 풀거나 아니면 코를 과격하게 문지르는 경우)이 주로 원인이 되고 성인의 경우도 상처가 대부분의 원인이 되지만 전신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소아보다 조금 더 있을 뿐입니다. 결국 대부분의 경우가 외상에 의한 점막 손상, 그리고 그 밑에 있는 작은 혈관이 터져 피가 흐르는 것이 코피라는 것이지요. 코를 파다 보면 콧구멍 사이의 칸막이에 손가락 끝이 닿는 깊이 정도를 보면 연골 위의 점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곳을 자주 건드리게 됩니다. 그곳은 점막이 얇고 피하 조직이 적어 완충 역할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콧속에서 제일 좁은 부위에 속하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이 빨라 잘 마르고, 특히 여러 개의 동맥으로부터 많은 모세혈관들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혈관이 대단히 풍부하여 코피가 잘 나는 부위로 유명합니다. 아예 이름이 Kiesselbach’s plexus 혹은 Little’s area라고 붙어 있지요. 거기서 얼마나 자주 코피가 나면 그 부위에 이름이 다 붙을까… 2. 처치 소아의 경우 일단 코피가 자주 나면 걱정부터 하지 마시고 부드러운 연고나 바셀린 등을 아침에 한번, 밤에 자기 전에 한번, 코에 넣어 주거나 잘 발라주십시오. 그럼 열이면 아홉은 수일 내로 좋아집니다. 그래도 좋아지지 않고 계속 나온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콧속을 검사하고 어떤 원인이 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치료를 하면 됩니다. 소아의 경우 부모들이 뭐 큰 병이 있나 대단히 걱정을 많이 하시고 오시는 분들을 가끔 봅니다. 물론 무관심한 것도 문제라고 볼 수 있겠지만 지나친 것은 항상 덜한 것만 못합니다. 어디서 들으셨는지 심지어는 코피 자주 나온다고 백혈병이 있는지 검사해달라고 오시는 분들도 있지요. ^^; 그럼 코피가 지금 막 나고 있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역시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십니다. 목을 뒤로 젖히고 뒤통수를 당수(^^;)로 치기도 하고 양미간 사이의 코뼈 부분을 엄지와 집게로 잡고 꾹 누른다든지 심지어는 지혈제 가루를 코 안 하나 가득 넣고 오기도 합니다. 뜨아… 코피가 날 때는 솜(휴지보다는 당연히 솜이 좋습니다. 휴지는 나중에 코피에 젖게 되면 간혹 풀어져서 빼내기 어려울 때가 있지요)을 너무 두껍지 않게 해서 약간 깊숙이(약 1cm 정도) 넣고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양쪽 코볼을 지긋이 누르는 듯 잡으면 거의 대부분의 코피는 멈춥니다. 앞서 설명한 코피가 나는 위치의 그림을 연상하고, 그 부위를 솜으로 막은 뒤 겉에서 보강하여 눌러준다고 생각하면 쉬울 겁니다. 코피를 흘리면 아까우니 열심히 먹는 경우를 보는데(그게 선지 날 거 아닌가요?), 코피를 먹는다고 그게 다시 피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코피를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울렁거리고 토하게 되지요. 왜 엄마들이 임신했을 때 철분제재를 먹으면 속이 메스껍고 토하는 경우가 있지요? 그와 같은 원리입니다. 피를 많이 삼키게 되면 오히려 토하면서 얼굴에 혈압이 올라 멎었던 코피가 다시 터지기도 하니까, 코피는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면 그냥 흘리는 것이 좋고요(그렇다고 한 없이는 말고요), 누워 있는 것 보다는 비스듬히 앉아 있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다만… 위의 방법으로 했는데도 코피가 뒤로해서 목구멍 쪽으로 꿀꺽 꿀꺽 넘어가는 것이 느껴지면 이제부터는 이야기 차원이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는 후방출혈이라 하여 좀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시간에 구애 받지 말고 가까운 이비인후과로 빨리 가시거나 밤이라면 종합병원의 응급실로 빨리 가야 합니다. 총알같이....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