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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는 어떻게 때가 빠지게 할까
 비누의 원리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흔히 아주 사이가 나쁜 사람들 사이를 가리켜 '물과 기름'이라고 하지요? 비누는 바로 물과 기름을 화해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비누를 만져보면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는데, 미끌미끌하다는 것과 또 물에 잘 녹는다는 것입니다. 미끌미끌한 것은 기름(지방)의 일반적인 성질인데, 그런데도 물에 잘 녹는 것을 보아 비누는 기름이면서도 다른 기름에는 없는 특별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특별한 성질은 비누 분자의 모양에서 비롯됩니다. 비누 분자는 마치 성냥개비와 같이 생겼습니다. 길쭉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짧은 머리와 긴 몸통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것도 똑같습니다. 짧은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물에 잘 녹는 알칼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긴 몸통에 해당하는 부분은 보통의 지방과 구조가 같습니다. 비누 분자들이 물 속에 들어가면 짧은 머리 부분이 긴 몸통을 에워싸 마치 성게와 같은 모양이 됩니다. 비록 지방 성분인 몸통은 물에 녹지 않지만 물과 닿는 바깥 부분은 물에 녹는 머리 부분이기 때문에, 비누는 공 모양으로 물 속에 녹아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물과 친한 머리 부분을 '친수기'(기(基)란 화합물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부분을 가리 키는 말입니다)라고 부르고, 물과 사이가 나쁜 몸통 부분을 소외시킨다는 '소' 자를 써서 '소수기'라고 부릅니다. 비누가 물에 녹는 데에 친수기(머리)의 역할이 중요하다면, 때를 뺄 때는 소수기(몸통)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옷이나 몸에 배는 때는 기름 성분이 많기 때문에 물에는 잘 녹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비누가 들어가면, 때의 기름 성분과 비누의 소수기는 서로 비슷한 성질을 지니기 때문에 결합하게 됩니다. 때가 비누의 소수기와 결합하고 나면, 비누가 물에 녹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유로 때와 결합한 비누 분자도 물에 녹을 수 있게 됩니다. 친수기가 소수기와 때를 모두 둘러싸고 공 모양으로 물에 녹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름때가 녹아 나가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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